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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과 의사들은 오래전부터 이런 말을 해왔습니다.

"피부를 보면 장을 알 수 있다."

최근 연구들은 한 발 더 나아갑니다.

장을 보면 모발도 알 수 있다고.

머리카락이 가늘어지는 문제의 출발점이 두피가 아닐 수 있습니다.

장-모발축(Gut-Hair Axis)이란 무엇인가 — 모발 건강의 진짜 출발

  • 장 건강과 모발 사이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가 최근 빠르게 축적되고 있습니다.

  • 장내 미생물 균형이 무너지면 영양 흡수율이 낮아지고, 전신 염증이 높아지며, 모낭에 필요한 성장 신호가 약해질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장-모발축(Gut-Hair Axis)의 개념과 과학적 근거, 그리고 장 건강이 모발 영양에 미치는 실질적인 영향을 설명합니다. 모발 유산균, 장 건강 모발, 장-모발축, 모발 가늘어짐 원인에 관심 있는 분께 도움이 됩니다.

머리카락이 가늘어지면? 

머리카락이 가늘어지면 대부분 두피를 먼저 살핍니다.

샴푸를 바꾸고, 두피 마사지를 하고, 탈모 샴푸를 씁니다.

그래도 나아지지 않으면 영양제로 눈을 돌립니다.

비오틴을 먹고, 아연을 먹고, 철분을 챙깁니다.

그런데도 달라지지 않는다면, 문제는 다른 곳에 있을 수 있습니다.

최근 연구들이 공통적으로 가리키는 방향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장(腸)입니다.

모발과 장은 전혀 다른 기관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이 둘은 생각보다 훨씬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 연결을 이해하면, 왜 어떤 사람은 같은 영양제를 먹어도 효과가 없는지 설명이 됩니다.

장은 단순한 소화기관이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이 장을 음식을 소화하고 영양소를 흡수하는 기관으로만 생각합니다.

그것도 맞습니다.

그런데 장은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일을 합니다.

장에는 약 100조 개의 미생물이 살고 있습니다.

이 미생물들은 단순히 공존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몸의 면역 반응을 조절하고, 호르몬 신호를 만들어내고, 비타민과

같은 영양소를 직접 합성하기도 합니다.

비타민 B군 일부는 장내 미생물이 직접 만들어냅니다.

비오틴도 마찬가지입니다.

장내 환경이 건강할 때 장 자체에서 소량의 비오틴이 생성됩니다.

반대로 장내 미생물 균형이 무너진 상태,

즉 장내 생태계가 불균형한 상태에서는 이 합성 능력도 떨어집니다

아무리 비오틴을 외부에서 보충해도,

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그 흡수와 활용이 온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장내 불균형이 모발에 미치는 세 가지 경로

장 건강이 나빠지면 모발에 영향을 주는 경로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 번째 경로 — 영양 흡수 저하

장 점막은 영양소가 혈액으로 흡수되는 관문입니다

장 점막이 약해지면, 모발에 필요한 단백질, 아연, 철분, 비타민 B군 등이 제대로 흡수되지 않습니다. 아무리 좋은 것을 먹어도 몸에 들어오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모발은 몸에서 우선순위가 낮은 기관입니다.

영양이 부족해지면 심장, 뇌, 간 같은 핵심 기관에 먼저 영양소가 배분됩니

모발은 가장 나중에 공급받습니다.

그래서 영양 흡수가 떨어지면, 모발이 가장 먼저 타격을 받습니다.

두 번째 경로 — 만성 염증 증가

장내 미생물 균형이 무너지면 전신 염증 수치가 올라갑니다.

이 만성 염증은 모낭 주변 환경을 교란합니다.

모낭은 정상적인 상태에서 외부 면역계의 공격을 받지 않도록 보호받고 있습니다

이것을 모낭의 면역 특권(immune privilege)이라고 부릅니다.

전신 염증이 지속되면 이 보호막이 무너지고,

모낭이 면역 공격에 취약해질 수 있습니다

여러 형태의 탈모가 염증과 연관된 이유입니다.

세 번째 경로 — 성장 신호 약화

장내 미생물은 단순히 소화를 돕는 것이 아니라,

온몸에 신호 물질을 보냅니다.

그중에는 모낭 세포의 성장을 촉진하는 신호와 관련된 물질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건강한 장내 환경에서는 이 신호가 활성화되어 모낭이 성장 주기를 정상적으로 유지합니다.

반대로 장내 생태계가 무너지면 이 신호가 약해지고,

모낭이 성장기(anagen)를 짧게 유지하거나 조기에 휴지기(telogen)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머리카락이 예전보다 빨리 빠지거나 덜 자라는 느낌이 드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연구들이 가리키는 방향

장과 모발의 연결은 아직 연구가 진행 중인 분야입니다.

다만 최근 몇 년 사이 의미 있는 연구들이 빠르게 쌓이고 있습니다.

2024년 발표된 리뷰 연구에서 연구자들은 "뇌-장-모낭 축"이라는 개념을 제안했습니다.

장내 미생물 불균형이 모낭 밀도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프로바이오틱스를 통한 장내 환경 개선이 모낭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질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같은 해, 두피와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을 동시에 분석한 한국인 코호트 연구에서는

탈모가 있는 그룹과 없는 그룹 사이에 장내 미생물 구성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또한 두피·모낭·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의 변화가 다양한 형태의 탈모와 연관된다는 검토 연구에서는, 장내 생태계 불균형을 표적으로 하는 개입

—프로바이오틱스 포함—이 잠재적 가능성을 가진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 연구들이 모두 말하는 공통점은 하나입니다.

모발 문제를 두피에서만 찾지 말라는 것.

그렇다면 장 건강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

장 건강을 개선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입니다.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단, 발효식품, 충분한 수분, 스트레스 관리. 이것들은 모두 도움이 됩니다.

그중에서 장내 미생물 균형 개선에 직접적으로 작용하는 것이 프로바이오틱스, 즉 유산균입니다.

유산균은 장내 유익균을 보충하고,

장 점막 환경을 개선하며,

전신 염증 반응을 조절하는 데 관여합니다.

여기까지는 이미 많이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유산균의 종류와 기능이 더 세분화되고 있습니다.

단순히 장 건강을 위한 유산균이 아니라,

모발 환경에 특화된 기능을 가진 균주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균주가 실제로 어떤 기전으로 모발에 영향을 주는지,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인체에서 검증되었는지는 다음 글에서 이어서 다루겠습니다.

지금 당장 확인할 수 있는 것

장-모발축 연구가 아직 완성된 이론은 아닙니다

하지만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아래 항목 중 해당되는 것이 있다면,

모발 문제의 원인을 장 건강 측면에서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 장이 예민하거나 소화가 자주 불편하다

✓ 항생제를 복용한 이후 모발 상태가 달라졌다

✓ 극단적인 다이어트나 불규칙한 식사를 반복한다

✓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는 시기에 모발이 더 빠진다

✓ 영양제를 꾸준히 먹어도 모발에 변화가 없다

이 중 두 가지 이상 해당된다면,

영양소의 종류보다 영양소가 흡수되는 환경을 먼저 점검하는 것이 순서일 수 있습니다.

FAQ

Q1. 장 건강이 나쁘면 모발에 바로 영향이 나타나나요?

즉각적으로 나타나지는 않습니다. 모발의 성장 주기는 수개월 단위로 움직입니다.

장내 환경이 무너진 후 모발에 영향이 나타나기까지 보통 2~6개월의 시차가 있습니다.

반대로 장 건강을 개선한다고 해서 모발 변화가 바로 보이지 않는 이유도 같습니다.

꾸준함이 핵심입니다.

Q2. 유산균만 먹으면 모발에 도움이 되나요?

유산균 종류가 중요합니다.

시중의 일반 유산균은 주로 장 건강, 면역, 소화 기능을 목적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모발 환경에 특정 기능을 가진 균주인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유산균 단독보다 비오틴, 셀렌, 비타민 B군 등 모발 합성에 필요한 성분들과

함께 작용할 때 더 효과적입니다.

Q3. 발효식품을 많이 먹으면 유산균 보충제가 필요 없지 않나요?

식품을 통한 유산균 섭취는 분명 도움이 됩니다.

다만 발효식품에 포함된 균주의 종류와 수는 제품마다 다르고,

특정 기능을 가진 균주를 식품만으로 충분히 섭취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특히 특정 기능성이 확인된 균주는 식품보다 표준화된 보충제 형태로 섭취하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Q4. 항생제를 복용한 후 모발이 더 빠지는 느낌이 드는데 연관이 있나요?

항생제는 유해균뿐 아니라 장내 유익균도 함께 억제합니다.

복용 후 장내 미생물 균형이 일시적으로 무너지는 것은 잘 알려진 현상입니다.

이 균형이 회복되지 않고 장기간 지속되면 영양 흡수율 저하와 염증 증가로 이어질 수 있고,

이것이 모발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항생제 복용 후 프로바이오틱스를 함께 챙기는 것을 권장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Q5. 장-모발축은 아직 가설인가요, 검증된 사실인가요?

현재는 가설과 초기 증거 사이에 있습니다.

장내 미생물과 모발 상태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연구들은 다수 존재하지만, 인과관계를 명확히 입증한 대규모 임상시험은 아직 부족합니다.

다만 장내 생태계 불균형이 모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메커니즘은

여러 경로를 통해 설명이 가능하며, 관련 연구가 빠르게 축적되고 있습니다.

과학적으로 완성된 이론이라기보다, 매우 유망한 연구 방향이라고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마무리

모발이 가늘어지는 문제를 두피에서만 찾는 것은 절반만 보는 것일 수 있습니다.

영양소가 모발에 닿기까지의 긴 여정,

그 여정의 출발점이 장이라는 것. 그리고 장내 미생물이 그 여정의 질을 결정한다는 것.

참고 문헌

[1] Feng Y. Exploring Clues Pointing Toward the Existence of a Brain-Gut Microbiota-Hair Follicle Axis. Current Research in Translational Medicine. 2024;72(1):103408. doi:10.1016/j.retram.2023.103408

[2] Carrington AE, Maloh J, Nong Y, Agbai ON, Bodemer AA, Sivamani RK. The Gut and Skin Microbiome in Alopecia: Associations and Interventions. Journal of Clinical and Aesthetic Dermatology. 2023;16(10):59–64. PMC10617895

[3] Jung DR, et al. Comparative Analysis of Scalp and Gut Microbiome in Androgenetic Alopecia: A Korean Cross-Sectional Study. Frontiers in Microbiology. 2022;13:1076242. PMC9791053

[4] Du Y, et al. Oxidative Stress in Hair Follicle Development and Hair Growth: Signalling Pathways, Intervening Mechanisms and Potential of Natural Antioxidants. Journal of Cellular and Molecular Medicine. 2024;28. doi:10.1111/jcmm.184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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